동서일보

[대기자칼럼] 개헌 저지선 겨우 막은 총선, 윤석열 정부의 心機一轉 기회 삼아야

도성희 대기자(본지회장)

도성희 대기자 | 기사입력 2024/04/12 [16:18]

[대기자칼럼] 개헌 저지선 겨우 막은 총선, 윤석열 정부의 心機一轉 기회 삼아야

도성희 대기자(본지회장)
도성희 대기자 | 입력 : 2024/04/12 [16:18]

▲ 도 성 희 (本紙會長·大記者)  ©

제22대 총선이 전체 300석 중 여당인 국민의힘은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합해도 108석에 그쳐 대통령의 거부권과 개헌 저지선을 지켜내는데 그치는 등 향후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야당시절이던 제21대 총선에 이어 2연패다. 윤석열 정부는 불행하게도 ‘여소야대’로 정권을 마무리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 탄핵 등을 의결할 수 있는 200석을 간신히 막아 절반의 성공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입법 패스트트랙을 의결하는 180석을 가진 의회 권력이 정부의 정책에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 것은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어렵지 않게 목도할 수 있던 일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도 험로가 예상된다. 윤 정부는 남은 기간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 되지 않기 위해 뼈아픈 자기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원인과 분석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용산은 국민의 마음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그 동안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는 소통 부재 논란을 촉발했고, 전반적인 국정 기조가 국민의 정서를 대변하기에는 접점이 불분명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강고한 보수 성향의 목소리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불통’ 프레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무엇보다 용산발 악재들을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며 야당의 계속된 말실수와 헛발질에도 국민들로부터 민심 이반(離反)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은 뼈아프다. 해병대 채상병 사건, 연구개발 관련 예산삭감 등 총선 전부터 이어온 논란부터 이종섭 호주대사 출국,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발언,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의정(醫政) 갈등 등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다. 총선 전 갈등의 소지를 제공한 부분은 윤 정부의 명백한 실책이라고 할 수있다.

 

친윤이 사실상 주를 이룬 지역구 공천에서도 뼈를 깎는 마음으로 쇄신을 단행해 선거 초반 ‘잡음없는 공천’으로 세몰이에 나섰지만 국민들 마음에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낡은 이미지의 영남의원들과 참신한 인물 발굴에 실패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그나마 야권이 200석 타령을 하며 보수의 불안감을 자극, 결집을 이뤄내며 판세가 불리했던 낙동강 벨트와 영남권에서 선방할 수 있었다.

 

정책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들은 보이지 않았다.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야권심판론’을 내세우며 맞불을 놓았지만 애당초 야당을 심판한다는 부분은 국민들에게 어필하기에는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이 밖에도 각종 현안에서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갈등으로 비쳐지며 분열의 조짐을 보이는 등 선거판세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제 범 야권은 국회 180석을 훌쩍 넘어 사실상 모든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해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추게 됐다. 어차피 총선의 성적표는 윤석열 정부의 운영을 순탄하게 할 것 같지 않다. 이제라도 국민은 검사 앞의 피의자 신분이 아닌 주권자라는 인식으로 겸손한 마음을 갖고 눈과 귀를 열어 국민들의 마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낡고 불통하다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소통의 길을 열어야 한다. 한 맺히고 눈물 고이는 국민들의 마음을 깊이 어루만질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고 공감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에서 일하고 피부에 와닿도록 뼈를 깎는 쇄신을 이루어내는 것만이 지난 대선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었던 표심에 대한 보답이다.

 

도 성 희(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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